Electric upright bass

electric upright bass

Electric upright bass

Upright...혹은 contra bass 또는 Double bass
라는 것이 있다
전통 클래식에서 사용되는 베이스 악기를 말하는데
이젠 클래식 이외에도 재즈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절대적인 악기가 되어있다
재즈를 듣다보면 저음에서 4박자로 흥겹게 둥둥거려주는 워킹베이스가 이 업라이트로 연주가 되는 소리다
난 어쿠스틱 악기를 만들진 않는다
일렉트릭 베이스가 내 주종목이라 거대한 크기의 업라이트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없다...이건 단지 너무 커서...란 이유..
일렉트릭 악기와 어쿠스틱 악기는 그 쓰임새도 틀리건만
꽤나 자주 듣는 우문이 있는데
어쿠스틱은 못만드세요?..라는 질문이다

그 뒤에는 가끔은 그런건 못하지?..라는 비아냥이 섞여있을때가 있다
음...어쿠스틱 제작자들이 만든 일렉트릭 악기는 몇대 만져본 결과 그 구조와 연주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대체로 평범이하의 수준이었다
물론 내가 만든 어쿠스틱도 그럴꺼라고 생각하지만
늘 내가 앞세우는 건 최소한 내가 연주자이기때문에 일반 제작자들보단 그 이해의 깊이와
속도면에선 유리하다는 점이다
사진 속의 업라이트는 두번째 모델이다
정해진 규격이 없는 다소 신천지적인 분야다 보니 이건 백지상태와 별다를게 없는 시작이었다
그리고 어쿠스틱을 만드는 장비가 없다보니 ...그냥 몸빵...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설프게 어쿠스틱 베이스를 만들려던 것은 아니다
그 거대한 크기도 싫고 굳이 그걸 내가 만들어야할 의미도 없고..
내가 만들려한 것은 EUB(Electric upright bass) 라고 불리는 일종의 일렉트릭 콘트라였다
꽤 오랜 시간 설문도 해보고 자료도 모아보고 연구도 해보고해서 얻은 결론은
아무런 규격도 없고 대부분의 제품들은 상용이 아닌 자작품들이 대부분이란 것이었고
사용자의 대부분이 업라이트를 연주하지만 그 크기로 인한 불편함때문에 자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떤 연주자는 EUB는 새로운 악기로 보는게 맞다고 하지만
사람의 편견이란게 어디 그리 쉽게 깨질만한 것이던가..
더구나 연주자들이 가진 편견은 그리 쉽게 바뀔만큼 녹녹한 것도 아니다
특히나 연주자세에 대해 유독 고정관념이 강한 우리나라 그중에 업라이트를 다루는 재즈뮤지션들의
그 것을 새롭게 인식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어느정도냐면...저 말을 내게 해준 연주자마저 악기를 잡아보더니 여기다가 부목을 대서
어쿠스틱 베이스를 안았을때의 자세가 나와야한다는 말을 했을정도다;;;
화장실벽에 소변금지라고 쓰여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할까...?
크기가 작은게 강점인 EUB에서 어쿠스틱의 부피감도 주어야하고
어쿠스틱의 소리도 내달라하고
그 진동감마저 요구하니...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는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사이 3대의 EUB가 만들어졌다
완전 격식무시한 모델 하나와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의 중간에 걸친 모델 하나
그리고 지금 보이는 모델..

electric upright bass

이 모델은 어쿠스틱이다
완벽한 어쿠스틱 공법으로 제작했으며
전해져오는 전통적인 제작방식으로 내가 디자인한 모습으로 만들어냈다
편견에 대한 수용과 편견에 대한 거부....
이 것이 이 모델의 제작컨셉이다
앰프를 통하지 않고도 충분한 음량이 들리는 공명통을 가졌으며
음주라는 내부의 막대기를 반대쪽에 장착해서 편견에 대해 한번 개겨봤고..;;
구조상문제로 어쩔 수없는 연주자세를 마치 꼭 그렇게해야만 한다고 믿는 편견에 대해
일부러 바디를 비대칭형으로 만들어버렸고
F홀의 천편일률적인 모양이 싫어서 새로운 F홀 디자인으로 구멍을 내고
일렉은 한계가 어쩌구하는 소리 듣기 싫어서
서킷도 심지 않았다
나름대로 내 고집은 있어서 측판은 로즈우드를 사용했다;
표면 도장은 쉘락이라는 전통소재를 사용했는데
이게....벌레 우려낸 물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솔직히 이거 만들면서 내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
내 접근방식이 옳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리고..나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할 줄 몰라서 못하는 거와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건 다른 것이라는
늘 내 입에 붙어다니는 말을 증명하고팠다
오늘 연주를 해봤다
만족스럽다
100% 어쿠스틱 콘트라의 음량을 내주지는 않지만..너무 당연한거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음량이 나오고 연주감도 만족스럽다
이건 EUB므로 앰프가 곁들여지면 그때서야 자신의 소리를 내줄테니 일단 대만족스러운 결과다

늘 머리를 디자인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내게 디자인을 배우던 녀석들도 늘 우습게 여기다 막상 헤드디자인에 오면
다들 고통을 호소한다
제일 쉬운줄 알았는데 너무 어렵다며 투덜거리기 일쑤다
당연한 거겠지..
사람의 몸이야 이쁜 옷 하나로 꾸밀 수 있지만
얼굴은 그렇지 않은거니까

전통적인 속칭 양머리 디자인은 싫고
그렇다고 너무 작게 일렉트릭에 어울릴법한 디자인을 하면 뭐랄까..
사진이 찍혔을때 업라이트주자의 포스가 느껴지는 각도는 역시나 거대한 업라이트의 헤드와
연주자의 살짝 인상쓴 표정이 찍힌 헤드샷이기에
편리성때문에 너무 작게 줄여놓으면 좀 없어 보일 것도 같고
또 업라이트주자의 자존심은 역시나 30센티에 육박하는 거대한 헤드를
마치 연인에게 입맞추듯 바라보는 각도라고 생각해서 이런 디자인을 했다
(난 참..별난 생각을 하나보다;;)
이리하야 2년이 조금 넘는 프로젝트의 끝에 다다랐다
앞으로 일종의 베타테스트를 계속해서 보완해야겠지만
모르겠다....더이상 손대기 싫다..하하

그래도 속은 시원하다..
이젠 두번다신...장기프로젝트따윈 하지 않으련다~~